목회자의 방/목회 단상 126

액션! 하는 순간

배우 최민식이 인터뷰 중에 말한다. '감독이 액션! 하는 순간 배우는 그 사람이 돼 있어야 한다' 20대 초에, 잠시 배우가 되고 싶었던 때가 있었다. 배우가 아닌 목사가 되어보니, 실은 목사도 배우인 듯 하다. 하나님이 액션!하면 목사는 하나님이 원하는 그 사람이 돼 있어야 하지 않을까. 그러나 현실을 보니, 아직, 진짜 배우가 아닌 듯 하다. 진짜가 돼야지.

1. 알바를 하던 중 코피를 흘렸다. 손님도 놀래고 나도 놀랬다. 피곤했던 건 아니다. 그런데 왜? ... 아무튼. 허겁지겁 피를 닦았다. 2. 피는 사람을 당황케한다. 놀라게한다. 긴장하게 만든다. 두렵다. 빨리 수습하고 처리하고 싶은 것이 피다. 그래서 일까. 예수님의 피를 어서 빨리 닦고 싶을 때가 있다. 예수님이 흘린 피 ... 왠지 나도 흘려야 할 것 같아서 ... 3. 얼른 닦아내고 싶어 안달이다. 덕분에, 깨끗해졌다. 멀끔해졌다. 호감 가도록 매력적이게 되었다. 그런데 왜일까? 피를 수습했더니 하나님이 막연하게 느껴진다. 복음이, 뿌연 안개와 같다. 말씀의 해상도가 떨어진다. 피를 수습했더니, 생명이 식어진 듯 하다. "피는 생명이니라"

새벽 기도회는 둘이서

성도 한 명 없이 새벽 기도회를 드린지 7일째, 예전엔 선배 목사님의 말이 이해가 가지 않았다. '교회를 개척했습니다. 혼자 새벽 기도 드립니다. 설교도 합니다.' 성도가 아무도 없는데, 왜 혼자서 ...? 그런데 7일 동안 홀로 새벽기도회를 드려 보니 조금 알것 같다. 처음으로, 성도 누군가를 향한 설교가 아닌, 오로지 '나'를 향한 설교를 하고 있다. 그동안 내가 작성한 설교는, 나 자신을 비껴간 성도 누군가를 향한 것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그 설교를 나 홀로 정통으로 맞는다. 이제서야 참 청중이 된 듯 하다. 그리고 또 하나, 새벽 기도회는 나 홀로 드리는 것이 아니었다. 그 자리에 하나님이 계셨다. 하나님과 나 ... 새벽 기도회는 둘이서 드린다. 하나님의 자녀에게 '홀로'란 개념은 없다.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