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중학교 때의 일이다.
수학 시간이 되었는데,
그만 숙제를 못 해 온 것이다.
옆에 있던 친구가 걱정을 했다.
그도 숙제를 못 해온 것이다.
친구가 내게 물었다.
'너 숙제 했니?'
내가 대답했다.
'아니'
순간, 친구의 얼굴이 밝아졌다.
그 친구는 나와 가까운 사이였는데,
순간, 나와 동질감을 느꼈던 것이다.
2.
상상컨대, 친구의 생각이 다음과 같지 않았을까.
'나 혼자만 숙제 안 한 것이 아니라
성우도 숙제를 안 했구나.
혼자만 매 맞고, 혼자만 창피함 당하는 것이 아니라,
성우도 함께 당하겠구나.
성우가 곁에 있어서 다행이다.'
친구는 비록 숙제를 못 해 왔지만,
나와 함께 하였기에,
그나마 수학 시간을 은혜롭게(?) 보낼 수 있었다.
3.
'하나님의 말씀대로 순종하는 것이 왜 어려울까.'
곰곰히 생각해 본 적이 있다.
많이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 중의 하나는 이것이 아닐까.
(죄송합니다. 이런 표현 써서)
내 옆에, 내 주위에,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는 사람이 잘 눈에 띄지 않기 때문에 ...
내 부모가,
내 친구가,
내 선생님이,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면,
안도감을 가지고
나도 순종할 것 같다.
'나 혼자가 아니야.
부모님, 친구, 선생님이 함께 하잖아.'
그러나 우리 주변에,
신실하게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는 사람이 잘 눈에 띄지 않는다.
그래서 무섭다.
'나 혼자 순종하라고? 그 힘든 길을? 안 하고 말지.'
4.
들리지 않는 음성을 마음의 귀로 들어본다.
아내의 음성, 아들의 음성 ...
그리고 성도들의 음성을 ...
'목사님이 하면 우리도 하겠는데,
목사님이 안하니, 우리도 겁이나요.
혼자서는 무서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