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의 다양한 조직과 사역들을 구성하면서 다른 교회에서 샘플을 찾아본 적이 없다. 우리에겐 교회의 성공 사례가 필요한 게 아니었다. 모범 사례는 어디에나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이 교회의 부르심이지 성공 사례의 분석이나 좋은 샘플의 모방이 아니었다. ‘다른 교회는 이렇게 하더라’라는 접근은 나에게 전혀 자극이 되지 못했다. 이 시기 나의 질문은 훨씬 더 내부적으로 파고들었다. ‘나의 필생의 사명은 무엇인가?’ ‘오직 나만이 주님을 위해 드릴 수 있는 건 무엇인가?’ ‘우리 교회의 고유한 부르심은 무엇인가?’ ‘마지막 시대에 이 교회가 주님을 어떻게 섬길 것인가?’ ‘그렇다면 나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나는 정말이지 이제껏 교회가 가보지 않은 길, 목사가 추구지 않던 목회를 해보고 싶었다 . 이것은 단순히 새로움 그 자체를 추구하겠다는 게 아니다. 오히려 철저하게 익숙한 본질만 추구하기에 완전히 새로울 수 있다는 역설이다. 교회를 교회 되게 하는 본질만 담고 싶었다. 일단 그렇게 시작하면, 부차적인 건 채워나가면 될 일이었다. 차츰차츰 해도 된다. 본질이 확실한 힘을 갖기 이전에 다른 것들을 함께 세워 놓느라 힘이 분산되면 안 된다. 가장 중요한 걸 덜 중요한 것 때문에 희생시키면 안 된다. 중요한 걸 지키기 위해서는 덜 중요한 것들에 무심할 필요가 있다. 적어도 시작은 그렇게 해야 된다고 생각했다. 처음부터 원숙할 필요도 없었다. 조금 서툴고 미숙해 보여도 괜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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